2021년 7월 상하이에 와서 중국 생활을 한 제게 의아한 것들이 있었습니다. 깊이는 얕지만 잡학다식하다고 자부하는 저였지만, 곳곳의 광고판에 있던 ‘수빙텐’ 과, 엄청나게 많은 ‘주대복 (周大福 chow tai fook)’ 매장에 ‘내가 모르는 게 많구나’ 싶었습니다. 수빙텐은 9.83 이란 아시아 육상 100미터 기록을 갖고 있는 단거리 스프린터이며 초우타이푹은 쥬얼리 브랜드입니다. 이 때도 이미 한국 연예인들의 광고는 확연히 줄었기에 초우타이푹은 중국의 애국주의 마케팅에 코로나 기간 급성장했다고 여겼습니다.

제 착각이었습니다. 쥬얼리 브랜드로 18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미국의 Tiffany & Co 가 저는 제일이라고 알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미 초우타이푹은 10년전에도 여러 지표에서 Tiffany & Co 를 앞서 있었습니다. 90년 이상의 역사를 가졌으며, 중국회사지만 중국의 쥬얼리 trend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였습니다.

2023년 세계 최고 갑부는 LVMH 회장인 베르나르 아르노 입니다. 코로나 대응이 완화되면서 일본과 중국의 수요가 증가해서 입니다. 명품 왕국을 건설중인 베르나르 아르노는 2021년 Tiffany & Co 도 인수하였습니다. 앞으로 중국에서, 세계에서 초우타이푹과 티파니앤코의 싸움이 어떻게 전개될 지 흥미롭습니다.

겔랑, 베네피트, 세포라 등이 LVMH가 소유한 화장품 브랜드입니다. 이번 상하이 CBE에서 이들 회사와 에스티로더, 로레알, 샤넬등의 화장품 브랜드를 저는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화장품은 진입장벽이 낮고 계속 trend에 변화하며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야 하는 레드오션이라 굳이 이런 명품 브랜드들이 박람회에서 경쟁하지는 않은 듯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화장품 시장 규모는 한 해 500조가 넘고 계속 성장중입니다. 미국, 중국, 일본 시장이 이 중 약 절반입니다. 한국 회사들의 다변화는 맞지만 탈중국을 해서는 안되는 이유입니다. 그래서 이번 CBE 에 40개국 2000여개 업체가 참가한 것이겠죠.

베르나르 아르노는 대대로 명품 브랜드 사업을 했던 사업가가 아닙니다. 그럼에도 명품 브랜드들을 공격적으로 인수하며 지금에 이르렀습니다. 그는 명품 소비에 대해 ‘역사의 일부를 판다.’라고 말했습니다. 역사가 짧고 브랜드 이미지도 약한 한국 화장품 회사들은 어떻게 전략을 세워야 할까요? 역사가 짧은 hublot 도 LVMH에 인수된 후 그 자금력을 바탕으로 마케팅을 잘해서 성공했겠지만, 럭셔리 스포츠 워치라는 틈새 시장을 공략한 전략도 주효했습니다. 저랑 별 상관없는 분야지만 쓸데없는 논평을 해 보았습니다. ^^ 여튼 이번 CBE에서 제 눈엔 화장품도, 부스도 이쁜게 다 인듯 했습니다. 아마 그래서 이번 행사에 포장과 관련한 부스가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이라 여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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