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근거도 없는 국뽕을 극혐합니다. 저도 k-beauty 를 내세우지만, 한편으론 민망할 때도 많습니다. K-pop 과 K-drama 에 숟가락 얹은 듯 한 자괴감이 들기도 하지만 그래도 beauty 까지는 봐줄 만 합니다. 특히 성형 뿐 아니라 의료 서비스 수준은 가히 세계적입니다. 그래서 뉴스위크가 최근 발표한 세계 최고 병원 50위내에 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대 병원이 랭크되었습니다. 저는 어쩌다보니 서울대를 졸업하고 아산병원서 인턴을 하고 삼성서울병원서 전문의가 되었으니 기분이 묘합니다.

의료서비스는 각 나라의 제도와 산업의 특성 때문에 global 하게 확산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k-beauty 라고 할 땐 성형보다는 화장품 산업을 말합니다. 한국 입장에서 중국의 비중이 절대적입니다. 다변화해야 해야 한다고 하지만, 다변화 안 하고 싶어서 안 하는게 아닙니다. 제 생각에 중국에서 통하지 않으면 다른 나라에도 안 통합니다. 최근 중국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의 위상이 낮아져 위기감이 높습니다. 사실 과거가 정말 운이 좋았던 것이고 지금과 같은 치열한 경쟁 상황이 정상입니다. 앞으로는 과거 3CE, 메디힐, 파파레시피와 같은 성공사례는 없을 듯 합니다.

오늘부터 14일까지 china beauty expo 가 열립니다. 한국 화장품 회사들 뿐 아니라 중국 화장품 회사나 다른 나라 회사들도 어마어마하게 참여하였습니다. 제 관심사는 코스메슈티컬입니다. 제 예상대로 ‘Dr.’ 이름을 붙인 브랜드가 많았습니다. 이 분야는 과학이 접목되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화장품을 ‘과학’으로만 접근한다면 서울대 피부과 교수님께서 창업하신 브랜드가 세계 탑이 되었을 겁니다. 오히려 고지식한 의사의 생각으로는 ‘피부장벽’이라는 개념에 몰입되면 뭘 할 수가 없습니다. 과학이어야 하지만, 문화를 이해하고 인문학적인 접근을 해야 하는 이 시장을 바라보면 참 어렵습니다.

네안데르탈인도 화장을 했다고 하고, 신라시대때 화랑도 꽃미남으로 꾸미지 않았습니까? 그러니 앞으로 화장품 산업은 계속 성장할 것입니다. 이제 앞으로 K 떼고 정면승부를 해야 할 시기입니다. 그래도 한국 회사들은 치열하게 경쟁하면서 코로나 시기에 살아남았으니 승산이 있습니다. 오늘 제 친구회사의 부스를 보니 저도 뿌듯했습니다. 내심 혹시 부스가 너무 초라하면 민망할까봐 걱정하면서 갔었는데, 부스가 번듯하면서 주변의 중국 큰 부스들과 경쟁중인 친구회사를 보니 오늘은 근거있게 국뽕에 빠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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