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징은 지도상으로 보면 볼거리가 좁은 곳에 집중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그 중 미령궁(美龄官), 명효릉(明孝陵), 중산릉(中山陵), 등이 있는 종산 풍경구(钟山风景区)를 둘러보는 것은 아주 가볍게 생각했습니다. 난징도 서울 면적의 10배가 넘는다는 것을 망각한 제 판단이었고, 이 풍경구의 면적만 45제곱킬리미터라 어마어마하게 넓었습니다. 서울대 관악 캠퍼스의 10배이상, 과천 서울대공원의 7배 이상, 밴쿠버의 부러운 녹지 스탠리파크의 11배가 넘습니다. 더위에 돌아다니다 쓰러질 뻔 했습니다. 여기는 애인하고 같이 왔다가는 싸움날 듯 했습니다. 그래서 다들 셔틀버스로 이동을 하나 봅니다.

미령궁(美龄官)은 국민당 총재였던 장제스와 아내 송미령이 살던 관저입니다. 하늘에서 보면 정말 멋진 곳인데 제가 이 모습을 담을 수는 없었습니다. 명효릉(明孝陵)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명 태조 주원장의 능입니다. 이를 지키는 석상등에서 당시 황제의 권위를 느낄 수 있습니다. 중산릉(中山陵)은 쑨원을 모신 곳입니다. 그 곳에 이르는 길 옆에 도열한 높은 나무들과 긴 계단이 그를 추앙하는 느낌이었습니다. 音乐台 는 중산을 기념하여 만든 공연 및 강연장으로 1933년 만들어졌습니다. 지금은 많은 비둘기들이 이 곳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灵谷寺 는 원래 514년 명효릉 위치에 지어졌다가 1318년 명효릉이 지어지면서 옮겨졌다고 합니다. 이마저도 태평천국의 난 때 무량전 외 모두 불타버렸다고 합니다. 무량전을 지키는 5미터 넘는 돌거북이는 그 세월동안 많은 사람들이 만져서 맨들거렸지만 늠름했습니다.

더위를 피한 후, 난징의 야경을 보기 위해 나섰습니다. 부자묘 (夫子庙)는 공자를 모시는 사당입니다. 이 주변 거리는 상하이 예원과 서울 인사동을 믹스한 느낌으로 다양한 공예품을 파는 가게와 식당이 밀집해 있고 엄청나게 많은 인파가 이 곳을 채웁니다. 첨원(瞻园)은 6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강남의 4대 정원중 하나입니다. 마지막으로 현재의 난징을 대표하는 거리인 新街口 에 들렀습니다. 제 눈에 이 곳은 그닥 매력이 없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제가 너무 지쳐서요.^^ 지쳐서 돌아오는 길에 마주한 현무호 (玄武湖) 주변에선, 흥겨운 음악에 맞춰 아재와 아줌마들이 쿵짝쿵짝 리듬을 탑니다. 달콤한 인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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