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키 로고는 언제봐도 경쾌합니다. 루브르 박물관에 있는 승리의 여신 니케는 롤스로이스의 ‘환희의 여신’으로도 만들어졌습니다. 기존의 좋은 이미지에 묻어가는 작명, 브랜딩은 그래서 의미가 있습니다.

저는 촌스러운 제 이름이 싫었습니다. ‘신현’까지는 좋은데 ‘덕’이 뭡니까? ‘신현’까지는 성과 돌림자로 정해졌는데 하필 마지막에 ‘덕’이라니…… 자식 인생을 생각했으면 아버지가 ‘덕’ 말고 ‘우’나 ‘빈’ 이런 걸로 하지 그랬나 싶었습니다. 특히 제 오리 엉덩이로 인해 ‘덕’이 ‘duck’ 같아서 굳이 저는 ‘덕’을 영어로 ‘deok’ 로 표기했습니다. 그러면 투덜이인 제가 왠지 OK맨이 될 듯 해서요. 그래도 대학 동기중에 병덕이도 있었고 춘식이도 있어서 제 이름이 특별히 촌스러워 보이지 않은 건 다행입니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이 덕(德)을 de 로 병음 표기하고 발음합니다. 한국인인 저는 마치 ‘더’ 이런 느낌 같아 나쁘지 않습니다. 그리고 곳곳에 ‘德’이 보입니다. 뿌듯합니다.

제 한자이름을 중국어 병음 표기하면 shen xian de 입니다. ‘센, 시~엔, 더’ 뭔가 카리스마 넘칩니다. 원래 제 이름의 영어 이니셜 SHD를 과거 Specially High Dignity 로 명명하며 혼자 뿌듯해 하던 저였기에 중국식 병음에서의 느낌과 통합니다. 중국이 저와 잘 맞는 듯 합니다. 전혀 다른 사람들은 공감이 안 되겠지만 저 혼자라도 이렇게 카리스마 넘치는 이미지로 저를 브랜딩 해야겠습니다.

카리스마 넘치는 제가 상하이 시내 봄 길을 걸으니 가슴이 웅장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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