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제 친구중 별명이 '자코메티'가 있었습니다. 단지 말랐다는 이유로 제가 붙인 별명입니다. 동네 어디에나 있던 '갈비'나 '모여라 꿈동산'류의 흔한 별명보다, 뭔가 유니크함을 추구했던 저이기에 고뇌에 찬 결정을 하였던 것입니다. 예술에 조예가 깊어 보이지만 촌놈 출신인 저는 조각을 접할 기회도 없었습니다. 지금도 잘은 모르지만 그림이나 조각을 보는게 즐겁긴 합니다.

오늘은 꽃놀이겸 징안조소공원을 방문하였습니다. 곧 꽃비를 뿌릴듯한 벚나무와 만개한 튤립은 주연이었고 멋진 조각들은 조연이었습니다. 상하이에 이런 쾌적하고 볼거리가 있는 공원들이 많다는 건 축복입니다.

벚꽃의 꽃말은 순결, 절세미인 입니다. 벚꽃이 금방 지는 거나 아름다움도 한 순간이라는 게 비슷합니다. 그래도 이 찰나를 즐길 수 있는 제 삶도 축복입니다. 다만, 친구 '자코메티'처럼 살이 좀 빠지면 더 축복일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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