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면서 서글프게도 눈이 안 좋아집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그래서 제가 중국 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PCR 검사를 하면서 긴 줄을 서 있는 동안 새치기 하는 사람, 담배 피우는 사람, 길에 침 뱉는 걸 보노라면 미칠 거 같습니다. 결벽증에 다른 강박증까지 있는 저는 눈이 잘 보이면 못 걸어 다닐 거 같습니다. 다행이 길바닥이 또렷이 보이지 않아 잘 돌아다닐 수 있습니다.

워낙 어지러움을 잘 느끼던 저는, 제가 운전하는 차 외는 타지를 못했습니다. 그런 제가 나이가 들면서 어지러움도 덜 느낍니다. 그래서 이렇게 중국에서 택시도 타면서 생활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그런 면이 약간 둥글둥글해진 거 외는, 제 늙은 모습에 참 위축됩니다.

오늘 스노우 앱으로 저를 뽀샵시켜 보았습니다. 주름이 좀 없어지고 나니, 오~ 생각보다 괜찮아 보였습니다. 스노우에 머리 심는 기능도 좀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싶습니다. K-뽀샵에 우쭐해져 늙은 아재가 어린 왕자와 맞짱을 떠 보려 길을 나섰습니다. 溪悦荟 는 창사의 동쪽에 있는 쇼핑몰이고 이유는 모르지만, 어린 왕자를 테마로 꾸몄습니다. 아쉽게도 쇼핑몰 옥상에 있는 큰 어린 왕자를 만날 수는 없었습니다. 쇼핑몰 주변은 이국적으로 꾸며져, 쇼핑과 산책을 즐기기에 좋았습니다.

단지 뽀샵으로 젊어진 모습에 우쭐해진 제게, 제 삶을 간직한 지금의 제 얼굴도 소중한 것이라고 어린 왕자가 말해 주는 듯 했습니다. 마치 어린 왕자가 소중히 돌보던 한 송이 장미가 각자의 얼굴이 아닌가 싶습니다. 한편, 그래도 더 잘 가꾸면 좋지 않겠습니까? 그러니 저는 계속 수술을 잘 해 내서 환자들 얼굴을 잘 가꾸어 주어야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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