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태풍이 온다는 소식에 잠을 설쳤습니다. 다행이 아침에 하늘이 흐리긴 했으나 비행 취소등의 연락은 없었습니다. 마지막으로 호텔의 모습을 담았습니다. 이미 이 호텔에서 2003년 미스 유니버스 행사가 열렸으니 싼야의 휴양지 개발역사가 오래된 모양입니다.

숏다리로 엄청 빠르게 돌아다니는 저 인지라, 마지막 날에도 여러 방문지를 정했으나 태풍이란 변수때문에 포기할 곳은 포기해야 했습니다. 호텔에서 싼야의 서쪽에 위치한 대소동천（大小洞天）까지 60km가 넘는 거리였습니다. 택시기사님의 땀냄새에 괴로웠고, '안전'을 강조하며 제 마음도 모르고 허허 웃으시는 기사님의 거북이 운전에 답답했습니다.

대소동천은 5A 관광지로 규모와 볼거리가 엄청났습니다. 걸어서 그 넓은 곳을 다니겠다는 계획은 애초에 무리였습니다. 중국에선 이런 관광지에 오면 무조건 투어버스를 타는게 진리라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대기하고 있던 기사님께 다시 연락하여 남산해상관음성상 (南山海上观音圣像) 으로 향했습니다. 가는 중에 기사님 아들이 프랑스 유학중이라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까닭 없이 과하게 친절한, 바보 같이도 보였던 기사님의 땀냄새가 그런 이유였던 듯해서 왠지 짠했습니다.

남산해상관음성상은 남산사 근처에 위치하며 높이가 108미터에 이릅니다. 사진으로는 그 느낌이 전해지지 않습니다만 저는 발다닥보다 작습니다. 투어버스를 이용해서 급히 남산사등을 둘러보아도 시간이 촉박하여 천애해각은 방문하지 못하고 공항으로 직행했습니다. 태풍이 가까이 오고 있어 비가 제법 내렸습니다. 비행기에 무사히 탑승하고 이륙해서도 한동안 안개속을 날아서 불안했으나 이내 멋진 장관이 펼쳐졌습니다. 이번 싼야 여행의 느낌을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제가 묵었던 쉐라톤 호텔의 SPA이름처럼 이번 여행은 제 삶을 밝게 빛나게 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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